詩的詩

횡단보도를 걷고 뒤를 보자

석규 2021. 4. 26. 00:22

 

 

사지를 건넌 것처럼 바삐 걷자

돌아 볼일 없다지만

마주칠일 없다지만

오고 가는 소중한 몇십초

 

인사라도 하려면 무섭게 쳐다 보고

누구라며 크게 외쳐야 하며

빨리 가야 하는데

빨리 건너야 하는데

흰 선 밖의 속도 물들은

우리를 보며 짖어대며

빨리 건너라며

빨리 건너야 한다 라며

윽박지르며 꾸짖으며

그래도 건널 때 음악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파아란 숫자만이

남은 찰라를 가르친다

, , , ,

바알갛게 물들어버린 동그란 이마를

파아랗게 기대하며 뚫어지게 쳐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