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75 약봉지 하나 더 행복했던 지난 날들은 화르르 타버리고 기억에 남지 않고 쓸쓸하고 무겁던 날들은 발 밑에 남아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네 피하려고 해도 나를 보게 되고 내가 보고 화르르 타버린 그 기억만이 아롱히 나의 몸을 더듬고 작년에 봤던 안중근 의사가 있던 남산의 소복이 쌓인 눈 그때 봤던 이순신 장군 동상 과 개나리 저번에 봤던 서울역을 바라보는 큰 기와집 문 같이 봤던 축복의 종소리 댕 댕 댕 머리끝을 스치며 남아나는 조각을 세어 보고 한숨 짓고 또 맞나 세어보고 한치도 틀리지 않는 이놈의 성격이 오늘따라 힘들게 느껴지면 이제는 때가 됐나 보다 이제는 시작 만을 보며 이제는 잊고 살고 보며 세상을 그걸 하나 못살며 헤어지는 커플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지만 나만 할까 알긴 알까 이제는 극약처방 그렇게 극약처방 2021. 6. 1. 갈등 따위 얼핏 생각에 욕심이 생기는 찰라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고 싶은 것 못 하고 먹고 싶은 것 못 먹고 자고 싶은 것 못 자고 이러한 말들이 주 재료 들이지만 흔한 말로 싸움의 전 단계 폭풍전야로도 쓰인다 참 2021. 6. 1. 일자리는 많아 졸음을 참고 뭔가를 써 보겠다고 흔한 커피숍에 앉아 배부른 부자 흉내 내어보면 만원의 반은 커피 값으로 날아가고 그 반은 집에 갈 때 라면이라도 사려해도 세트로 묶여있는 다발 하나 못 사고 만다 일 할 곳이 없다 취업 난이다 이야기를 하지만 우리동네 알리 택배하고 있고 아랫집 핫산 도금 물에 손 담구며 저녁에는 돼지고기 먹을 줄도 알아 탁주나 한잔 하자며 손목을 잡아 끈다 배고픔을 참고 일해 보겠다고 한국에 온 알리며 핫산 이며 한국사람이 되어도 괜찮은지 물어봐야 할 것 같아 여쭤봐야 할 것 같아 김 알리 씨 박 핫산 씨 2021. 6. 1. 지금 오늘 오늘을 기적으로 알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지금을 그래도 다행이라고 마음 쓸며 얕은 숨 내리며 명주실같은 목숨 줄 붙드며 살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행복해 지십시다 행복해져야 합니다 많은걸 갖고있어도 부족해하고 모자라 하고 얼굴미운것에만 온 정신을 놓는 우리도 행복해야 합니다 아주 많이 서글프게 아주 많이 2021. 5. 20. 이전 1 2 3 4 5 6 7 8 ··· 1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