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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的詩

횡단보도를 걷고 뒤를 보자

by 석규 2021. 4. 26.

 

 

사지를 건넌 것처럼 바삐 걷자

돌아 볼일 없다지만

마주칠일 없다지만

오고 가는 소중한 몇십초

 

인사라도 하려면 무섭게 쳐다 보고

누구라며 크게 외쳐야 하며

빨리 가야 하는데

빨리 건너야 하는데

흰 선 밖의 속도 물들은

우리를 보며 짖어대며

빨리 건너라며

빨리 건너야 한다 라며

윽박지르며 꾸짖으며

그래도 건널 때 음악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파아란 숫자만이

남은 찰라를 가르친다

, , , ,

바알갛게 물들어버린 동그란 이마를

파아랗게 기대하며 뚫어지게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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