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的詩29 사랑은 마음으로 쓰더라 파란색 잉크로 글을 쓰니 이야기가 되었고 검은색 볼펜으로 그림을 그리니 어머님 얼굴이라 빨간색 매직으로 화를 풀어내니 경고의 글이 나오고 노랑색 크레파스로 삼각형을 두 개 그리니 나비가 되어 날더라 마음으로 너를 그리니 사랑이라 답하더라 사랑이라 답하더라 마음으로 이야기를 적으며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며 마음으로 화를 풀며 마음으로 삼각형 두 개를 그려도 답이 오는 건 사랑이더라 사랑이더라 먼 곳에 있어도 마음으로 그리며 마음으로 답할 때 이윽고 사랑이더라 정말 사람이더라 나만의 사랑이더라 2021. 3. 17. 알았을 때 지금까지 써온 말과 다른 낱말을 알았을 때 비참함을 끊을 수 없다 나만 몰랐던 가 나만 몰랐던 거지 나만 몰랐던 거야 부끄러움에 이어 이내 기대를 해 보지만 역시나 모르고 넘어가는 게 좋을 뻔했어 라고 역시 역시 창피한 것은 어쩔 수 없구나 어쩔 수 없어 라고 그만 그만 이라며 부끄러운 기억하나를 덜렁 하니 내어 놓는다 왜 그랬을까 2021. 3. 17. 세상은 말이다 나지막이 살자고 얘길 해 착하게 살자고 너희들도 들었지 그렇게 살라고 그런데 지금은 어떠니 갑은 을이요 을은 늘 억울하잖니 그래서 늘 공부만 하면 잘 될 거라며 얘기들을 하지 그렇게 공부를 시작해 아주 단순한 이치야 세상을 배우려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고 세상을 이기려고 배운다는 너희들은 지금 무엇이 되었을까 너희들은 높은 산 깊은 숲에 들어가 나라를 걱정을 하지만 내 코가 석자인데 당장 내일 있을 하루 일과가 궁금한데 여기에 있으면 공부가 하고 싶고 나가면 먹여주고 재워주는 이곳이 그리울 때가 있고 녹녹하지 않은 세상이라 편하지 않은 세상이라 뻗고 자고 나고 할 장소조차 없는 나인지라 걱정만 하다 가는 것이 아닌지 걱정만 하다 바꿀 것 없이 가는 것이 아닌지 2021. 3. 17. 잊혀간다는 것 그리워하며 돌이키려고 그렇게 애를 썼지만 시간은 어차피 돌아오지 않아서 여름을 찾아 떠나 보기도 했고 알지도 못하는 곳을 빙빙 돌며 떠나기도 했고 소금 같은 존재라며 친구라고 떠벌린 사람을 찾아 무작정 신세를 져봐도 몸에 박혀 아물지 않을 것 같은 상처가 이게 나를 상하게 할 것 같아 두려웠던 이 기억들이 봄날에 먹었던 나물밥 한 그릇으로 씻겨나갈 줄이야 나물보다 하찮은 인연이여 훠이 훠이 날아가 버려 날아가 버려 2021. 3. 17. 이전 1 ··· 3 4 5 6 7 8 다음